공사장서 아르바이트 대학생등 3명 추락사

  • 입력 2002년 12월 31일 17시 33분


겨울철 아르바이트에 나선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3명이 안전장치가 허술한 공사장에서 고공작업을 벌이다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2월31일 오전 10시45분경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지붕 보수공사를 벌이던 중 작업반장 박규상씨(54·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와 대졸 취업준비생인 이연강씨(25·서울 강동구 둔촌동), 아르바이트생 이재열씨(20·숭실대 경제학과2)가 지상으로 추락해 숨지고 아르바이트생 최정국군(18·한국체육대 태권도학과1)이 중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인부들이 체육관 실내에서 이동케이블카를 이용해 지상 18m인 지붕에 고정돼 있는 낡은 케이블선을 교체하던 중 케이블카의 발판과 작업대를 연결하는 이음나사가 빠져 발생했다. 현장의 인부들에 따르면 작업장에는 기본적인 안전그물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숨진 이연강씨의 아버지 이성준씨(56)는 “아들이 전문대를 졸업한 뒤 경찰시험에 응시하려고 준비하던 중 아르바이트로 공사판에 나갔다. 어떻게 18m 높이에서 일하는데 안전장치 하나 없이 공사를 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또 이재열씨의 아버지 이창희씨(52)는 “아들이 겨울방학 3개월간만 일하기로 하고 하루 4만5000원씩을 받기로 했었다. 전문가도 어려운 고난도 작업을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겼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공사인 S건설과 하청업체인 K엔지니어링 현장소장과 인부들을 소환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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