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우리어린이들 누가 가르치라고”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10분


충남지역 농촌 초등학교 교실을 지킬 교사가 크게 부족하다. 수년 째 계속 초등학교 교사들의 ‘농촌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충남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타시도 전출 희망자가 전입 희망자의 5배를 넘어서고 관내 교대 졸업생 가운데 6분의 1 가량만 충남지역에 지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기간제 교사 비율이 전국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충남에서 근무하기 싫어요〓충남교육청이 내년 3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전출입 희망 신청을 받은 결과 관내 초등학교 교사 5600명 가운데 196명이 타시도 전출을 원했다. 이는 지난해의 153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전입 희망자(9월 조사)는 전출 희망자의 5분의 1 보다 적은 36명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신규 교사 확보도 수월치 않은 형편. 내년 초 졸업하는 전국의 교대생 가운데 충남지역 근무 지원자는 183명으로 이 지역 공주교대 졸업생(580명)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내년도 공주 교대생 졸업생 가운데에는 100여명만이 충남지역 교사임용 시험에 응시했을 뿐이다.

교사들의 충남 기피 원인은 이 지역이 문화적인 혜택이 적고 자녀 교육이 불리한 농촌지역이기 때문. 수도권과 대전 등 대도시가 인접해 상대적인 빈곤감 마저 심하기 때문으로 도교육청은 분석하고 있다.

타시도 전출을 원하는 충남지역 교사 가운데 68명이 경기, 41명이 대전, 14명이 서울, 8명이 인천을 희망 근무지로 꼽았다.

▽쓸쓸한 농촌 교실〓현재 충남지역 429개 초등학교(공립)의 기간제 교사(결원 보충을 위해 임시로 임용하는 교사) 비율은 12%(710여명)로 전국 1위. 하지만 내년에는 교사 전출입 및 교대생 지원의 불균형으로 가뜩이나 교사가 부족한 마당에 학급당 학생 정원 감축까지 겹쳐 기간제 교사 비율은 1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충남교육청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도내 초등학교의 학급당 정원을 현재의 43명에서 내년부터는 면(面)지역 전학년과 도시지역 1학년은 35명, 도시지역 2∼6학년은 39명으로 줄일 계획이지만 교사 부족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여기에다 기간제 교사마저 제대로 채용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초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기간제 교사는 이제 거의 없어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사로 대거 전환, 임용해야 할 형편”이라며 “앞으로는 신규교사든 기간제교사든 가려 뽑을 상황이 못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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