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여의도 中企전시관 금융기관에 매각

  • 입력 2002년 12월 26일 18시 12분


서울시가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전시관 부지를 내년 하반기 경쟁입찰을 통해 금융기관에 매각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무상으로 임대해 전시관으로 쓰고 있는 3만3058㎡(1만평) 규모의 이 부지는 감정가격만 2000억원이 넘어 시유지 중 최고의 ‘노른자위’로 평가받고 있다.

정두언(鄭斗彦)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6일 “교통 금융의 중심지인 이 땅에 눈독을 들이는 곳이 많지만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등을 지어 미관을 해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입찰에 부칠 때 금융 업무시설 건립을 조건으로 내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부시장은 “주택은행과 통합한 뒤 본점 건물을 지을 땅을 물색하고 있는 국민은행 등이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여 사실상 국민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여의도 옛 주택은행 본점과 옛 장기신용은행 본점, 남대문로 국민은행 본점 등 3곳에서 본점 업무를 나눠 보고 있어 통합 본점 마련이 절실한 실정.

국민은행은 최근 서울시에 “전시관 부지 5000평에 본점을 짓고 나머지는 공원을 조성하겠다”며 1800억원가량에 수의계약으로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외에 중소기협중앙회와 부동산개발회사 등도 군침을 흘리고 있으나 시는 이들이 부지를 매입할 경우 난개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시계획상 상업용지로 지정돼 있는 중소기업전시관 부지는 지난해 5월과 11월 호텔 및 컨벤션센터 건립을 조건으로 공개입찰을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시는 매각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연말로 끝나는 무상 임대기간을 일단 6개월 늘려주기로 하고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여의도 중소기업전시관 부지 매각대금 활용방안에 대해 정 부시장은 “2006년 충북 오송으로 옮기는 은평구 녹번동 국립보건원 부지를 사들인 뒤 강북 주민들을 위한 문화회관 건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