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내범행 미국인 첫 인도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42분


국내에서 발생한 미국인끼리의 살인사건 피의자가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미국 수사기관에 검거된 뒤 한국으로 인도됐다.

한미간 범죄인인도협정이 99년 12월 맺어진 이후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범행한 미국 범죄인을 한국으로 인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 3월 1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K모텔에서 국내 모대학 교환학생으로 체류 중이던 미국인 여대생 켄지 스나이더(21)가 친구 제이미 페니치(22·여)를 때려 살해했다. 스나이더씨는 한국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틈을 타 사건 발생 10여일 뒤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수사 관계자들은 “한국경찰과 미국 수사당국은 이 사건을 미국 군인의 범행으로 단정해 민간인인 스나이더씨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했다”고 털어놓았다.

숨진 피해자의 얼굴에는 (스나이더씨가) 때리면서 발생한 신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범인을 쉽게 추정할 수 있었는 데도 경찰이 이를 간과했다는 것.

이 사건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미군범죄수사대(CID)가 최근 스나이더씨를 조사해 자백을 받아냄으로써 사건 발생 1년9개월 만에 범행 전모가 드러났다.

FBI측은 20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항공기 내에서 스나이더씨를 한국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스나이더씨를 인도받아 23일 오후 4시 용산구 이태원동 살인사건 현장에서 21개월 만에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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