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박희정 선수 불우아동에 사랑의 홀인원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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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박세리다!”

22일 오후 6시 대전 유성구 갑동 이글빌리지 식당.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승을 달성한 ‘골프 여왕’ 박세리선수(25·왼쪽사진 맨 오른쪽)가 들어서자 이 식당에 초청된 사회복지시설 천양원생 70여명은 일제히 환호했다.

박 선수는 이날 지역봉사단체인 충청자원봉사단(단장 유필종·劉必鍾)의 주선으로 이들 원생을 초청해 ‘박세리와 미래 꿈나무의 밤’이란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박 선수는 저녁 식사 도중 생후 20개월 된 조민희양을 무릎에 앉히고 직접 음식을 챙겨 먹이기도 했고 식사 후 사인을 받으려고 몰려드는 아이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었다.

“여러분! 어떤 일이 있어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마세요.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 한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는 거예요.”

박 선수는 이날 어린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금일봉도 기탁했으며 라면 300상자를 전달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꿈을 잃지 말라”는 월드 스타의 격려였다.

천양원생인 이미선양(17·유성여고 2년)은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대한민국을 빛내고 있는 세리 언니의 격려를 두고두고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천양원 어린이들도 ‘산타 누나’ 앞에서 장기자랑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박 선수는 “LPGA에서 첫 우승을 했을 때 아버지가 천양원을 찾았다고 해 초심을 되새기는 의미에서 이 복지시설 식구들을 초대했다”며 “국내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충청자원봉사단을 통해 주변 불우시설을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박희정 선수도 육아시설 방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코알라’ 박희정 선수(22·CJ·오른쪽사진 맨 뒤)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불우 어린이를 위한 뜻깊은 일을 했다.

박희정 선수는 23일 오후 육아시설인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삼동소년촌, 강동구 천호동 명진보육원의 어린이 15명을 잠실 롯데월드로 초대해 자신이 직접 고른 오리털 잠바를 선물한 뒤 회전목마 등 놀이기구를 함께 타며 4시간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저녁에는 서울 강남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자르며 자상한 누나, 언니 노릇을 했다.

박희정 선수는 “외동딸로 자라 외로웠는데 한꺼번에 많은 동생이 생긴 느낌”이라며 “골프 하는 것보다 힘든 하루였지만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또 “나도 힘들 때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며 “꼬마들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2000년 미국 투어에 데뷔한 박희정 선수는 당시 집안이 기울어 중고 밴을 빌려 타고 미국 전역을 도는 힘겨운 시절을 보냈기에 평소 불우 이웃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지난 9월에는 수재의연금으로 1억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올 7월 빅애플클래식에서 우승하며 2년 연속 우승을 장식한 박희정은 26일 출국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내년 시즌에 대비한 동계훈련을 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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