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특강/수시면접 마치고]당황땐 양해 구한뒤 머릿속 정리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6시 13분


면접시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의 교통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겨우 시간에 맞춰 면접 대기실에 들어서자 같은 학교 친구들이 보였다. 마음이 조금은 안정되는 것 같았다.

수험생들은 각자 준비해온 자료를 읽느라 조용했다. 나도 친구 옆에 자리를 잡고 자료를 꺼냈지만 자료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잠시 후 조교가 들어와 출석 점검을 했다. 내 차례는 네 번째. 세 명씩 그룹을 지어 나가므로 두 번째에 해당하는 셈이다. 20분 후 조교가 내 이름을 불렀다. 조교를 따라 면접실로 향했다. 면접실 앞에서 잠시 기다리자 조교가 면접실 앞 책상에 앉으라고 하더니 영어 문제 2개를 주면서 하나를 마음대로 골라서 10분간 읽어보라고 했다. 서강대는 영어 면접 후 기본소양 관련 면접을 한다.

각각 두세 문장을 읽어보고 좀더 쉽다고 생각되는 첫번째를 선택했다. 전자사전 사용은 금지됐지만 일반사전 사용은 허용됐으므로 모르는 단어를 직접 찾아가며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갔다. 긴장한 탓인지 쉬운 단어도 잘 생각나지 않고 찾았던 단어도 다시 찾기를 반복했다.

영어 문제는 지문을 읽고 그 글을 토대로 1. 현대인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말하고, 2. 밑줄 그은 부분을 소리 내어 읽고 해석하라는 문제였다.

지문의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영어 지문은 문장 하나하나를 완전히 독해하는 것보다 지문의 내용 전체를 파악해야 한다.

막상 면접실에 들어가 교수님들을 대하고 보니 긴장되어 준비했던 것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교수님들의 돌발적인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답했다는 점에 스스로 만족했다. 영어 면접을 끝내고 나와서 기본소양 면접 준비를 했다. 면접실 앞 책상에 앉아 기본소양 문제를 읽어보았다. 기본소양 문제도 영어면접과 같이 두 가지 질문 중 하나를 선택해 답하는 형식이었다.

내가 선택한 것은 시민단체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가였다. 10분 동안 생각을 정리했다. 심호흡을 하고 긴장을 푼 뒤 면접실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 먼저 내 생각을 말씀드리니 그때부터 교수님들의 반문이 이어졌다. 교수님들은 내 의견에 동의해주는 듯하면서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물었다. 당황했지만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다시 생각을 정리한 후 나의 생각을 말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기 위해 그와 비슷한 사례를 들면서 얘기했더니 얘기의 흐름도 더 자연스럽고 내 생각이 더 잘 전달될 수 있었다.

박요나/ 전남 광양제철고 3년·서강대 응시

<출처: 주간동아 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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