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주례는 '이웃' 예물은 '관심'

  • 입력 2002년 11월 7일 17시 45분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며 마음과 마음을 잇는 장애인 2쌍의 합동결혼식이 열린다.

또 ‘더불어 사는 삶’을 설계하기 위한 예비 행사의 하나로 처녀 총각 장애인 10명이 이들의 신혼여행에 동행해 ‘내 짝 찾기’에 나선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주최로 8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목화예식장 1층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주인공은 지체1급 차진용(車鎭容·32)씨와 정신지체3급 김미경(金美京·31·여)씨, 지체1급 손영일(孫永一·34)씨와 정신지체3급 임재현(任宰炫·23·여)씨.

선천성 뇌성마비인 차씨는 2년전 연합회가 운영 중인 장애인 결혼상담 프로그램인 ‘내마음의 보석찾기’에 참석, 김씨를 만난 뒤 마음의 벽을 허물고 사랑을 키워왔다.

또 1년전 이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만난 손씨와 임씨는 최근 사랑을 확인한 뒤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새 삶에 대한 꿈으로 부풀어 있는 이들의 2박3일간 제주도 신혼여행의 항공료와 숙박비 등 대부분의 경비는 ㈜신우항공여행사측에서 부담한다. 또 경북주단에서 여자한복을, ㈜세정에서 남자양복을 지원하고 목화예식장측에서는 예식경비 일체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결혼식에서는 부산농아인협회 수화통역사의 통역과 춘해대학 수화동아리의 축가 등이 이어진다.

한편 부산장애인총연합회는 이들의 신혼여행에 친구이자 동료이며 결혼을 앞둔 처녀 총각 장애인 각 5명씩 10명을 참여시켜 ‘내마음의 보석찾기’를 시도한다.

이들은 신혼부부와 함께 월출봉, 여미지식물원, 천지연폭포 등 제주도의 주요 관광지를 돌면서 ‘장애없는 세상’을 기원하고 추억쌓기를 한다. 저녁때는 노래방 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상대방을 관찰할 기회를 가진다.

행사 담당자인 연합회의 김광자(金光子·44) 과장은 “장애인은 이성을 접할 기회도 많지 않고 또 기회가 있더라도 스스로 위축되기 때문에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의 부산장애인총연합회 051-863-0650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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