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요금 최고 서비스 최악' 울산 버스

  • 입력 2002년 11월 5일 18시 06분


“운행시간을 지키지 않는 시내버스는 차라리 노선을 폐지하세요. 그러면 추위에 떨지 않고 마음 편하게 잠이라도 더 잔뒤 택시타고 출근할 수 있으니까요.”

최근 울산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시내버스 불편을 신고하는 시민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울산의 ‘시내버스 민원’은 수 년 전부터 계속된 고질적인 민원이지만 요즘은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하지만 “배차시간을 준수하도록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시의 답변은 몇 년째 반복되고 있고, 버스회사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매년 늘어가고 있다.

올해 시가 시내버스 회사에 지원하는 각종 보조금은 47억5800만원. 이는 지난해 25억8100만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났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17억4200만원이 증액된 65억원이 지원된다.

또 전국 광역시 가운데 최고인 시내버스 요금(일반 성인 650원)도 6월 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 의뢰한 용역조사에서 723원으로 11.2% 인상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현재 인상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상태.

시는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보조금 지원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지만 요금인상 뒤 서비스가 개선됐다고 생각하는 시민은 아무도 없었다.

최근 1년간 시가 적발한 시내버스 불법행위는 불친절(65건)과 무정차 통과(22건) 조기출발(20건) 등 총 177건(과징금 2970만원 부과)이나 돼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맹우(朴孟雨) 시장의 지시로 지난달부터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대책팀을 운영하고 있는 시는 내년 1월부터 시내버스 노선을 간선망과 지선망으로 이원화시키기로 하는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대책이 요금인상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번 만큼은 울산의 대중교통이 ‘요금은 전국 최고, 서비스는 전국 최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울산에서>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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