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쌍용 부산지점 대출사기 1137억원 사용처 묘연

  • 입력 2002년 10월 24일 18시 32분


㈜쌍용 부산지점의 1조원대 무역대출사기 사건을 적발한 금융감독원과 부산지검이 조사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넘도록 대출잔액 1137억원의 행방을 밝혀내지 못해 자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문규상·文奎湘 부장검사)는 지난달 9일 수출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6개 은행으로부터 무역금융을 지원 받은 혐의로 ㈜쌍용 부산지점 관리부장 이모씨(41)를 구속하고 영업차장 심모씨(40)를 수배했다.

㈜쌍용측은 89년 심 차장이 400만달러의 무역사고를 낸 뒤 이를 감추기 위해 가짜 무역서류로 은행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대출을 받아 돌려 막기를 하면서 대출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무역 사고를 감추기 위해 최초 대출한 30억원을 돌려 막는 과정에서 발생한 원리금을 감안하더라도 대출잔액 1137억원은 터무니없이 많아 회사의 비자금 조성이나 정치권 유입 등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과 금감원이 두 달 가까이 자금 사용처에 대한 조사를 벌였지만 관련자들이 유용한 금액은 거의 없고 대부분 ㈜쌍용의 계좌로 돈이 입금된 사실만 확인돼 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의혹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위조여권을 이용해 외국으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는 심 차장의 신병확보에 주력하고있다.는 한편 다음주 중 금감원으로부터 조사 결과를 넘겨받는 대로 ㈜쌍용을 상대로 자금의 사용처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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