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産銀통해 대출금 4000억 사용처 자료 요구

  • 입력 2002년 10월 20일 18시 17분


산업은행을 감사 중인 감사원이 산은을 통해 현대상선에 대출금 사용처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번주 중 현대상선 자료를 정밀 검토한 뒤에 계좌추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감사원 고위당국자는 20일 “현대상선에 대해 대출금 사용처 자료 등 여러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현대상선이 감사대상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자료를 달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감사원법에 따라 피(被)감사기관인 산은을 통해 간접적으로는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14일 산업은행 감사를 시작하면서 ‘필요할 경우’ 현대상선에 자료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감사원이 산은 자료만으로는 의문점을 풀지 못해 현대상선에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의 다른 당국자도 “감사에 착수한 뒤 산은이 제출한 자료를 통해 대출과정의 적정성을 검토해 왔다”며 “이번 주에는 현대상선이 제출하는 자료를 정밀 검토한 후 계좌추적에 나설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계좌추적 결정을 내린다 해도 감사대상기관이 아닌 현대상선의 계좌를 추적할 수는 없지만 현대상선 계좌가 산은 계좌와 연결돼 있으면 자연스럽게 현대상선의 계좌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법 제27조는 필요한 경우에 한해 감사대상기관의 계좌를 추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감사원은 산은에 대해 다음달 1일까지 현대상선 대출 건을 비롯한 기업여신절차와 사후관리의 규정준수 여부, 산은이 주관한 기업정리와 벤처투자 적정성 등 업무 전반에 걸쳐 종합감사를 벌인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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