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총기강도 범행도구 발견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9시 10분


경기 포천농협 총기강도 사건이 18일로 발생 1주일이 됐지만 경찰은 아직 범인에 관한 결정적 단서를 못 찾고 있다.

▽수사진행〓경찰은 17일 오후 범행현장에서 4.3㎞ 떨어진 포천군 영북면 대회산리 군부대 헬기장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복면과 과산화수소수 1병, 가방, 운동화, 트레이닝복 하의, 연노란색 티셔츠, 면장갑 두 켤레 등을 발견했다.

지문이나 모발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복면 입 부분에서 흡연 흔적이 발견돼 혈액형 확인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류품 발견으로 도주로를 추정할 수 있어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다.

▽범인은 군인?〓경찰 관계자는 “총기를 사용한 주범은 민간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범행 직후 쏘나타 승용차에 올라 복면을 벗는 순간을 본 목격자가 “군인 머리모양이 아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

또 현역 군인이라면 낮에 몇 시간씩 자리를 비우면 쉽게 표시가 나기 때문에 주범은 민간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범행에 쓰인 K1소총과 실탄, 연막탄은 현역 군인이 아니면 구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최소한 현역 군인이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총기는 어디서?〓가장 최근 도난 당한 K1소총은 96년 인천 부평의 모 부대에서였고 포천 일대의 군부대에서는 도난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군은 부대에서 총기와 실탄 등을 빼내 주범에게 전달해 사용케 한 뒤 총을 제자리에 갖다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각 부대 내 K1소총의 사용 흔적을 조사중이다.

▽맴도는 수사〓범인이나 차량에 대한 구체적 단서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은 군경 합동 수사본부가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총기와 실탄이 사용돼 군인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경찰로서는 군인들에 대한 조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은 독자적으로 군부대를 조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군의 수사내용에 대해서도 ‘통보’만 받을 뿐 경찰과 군간에 수사에 대한 구체적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포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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