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억 버는데 건보료는 12만원

  • 입력 2002년 9월 24일 18시 15분


고소득 의사와 약사들이 건강보험료를 지나치게 적게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4일 국회 보건복지위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동네의원 중에서 진료비 수입(공단 부담금+환자 부담금)이 49억7800만원으로 가장 많은 A의원 원장의 경우 국세청의 표준 소득률을 기준으로 한 순소득은 총 15억원으로 월 소득은 1억2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A의원 원장은 건강보험공단에 월 소득이 365만원이라고 신고해 건강 보험료를 상한선인 184만원(월 소득 4790만원 이상에 적용)이 아닌 12만8000원만 냈다는 것.

또 연간 진료비 수입이 25억원에 이르는 B의원 원장 역시 순소득이 7억7900만원, 월 소득이 6499만원이지만 월 소득을 105만원으로 신고해 건강보험료를 매달 3만3070원을 납부했다. 이는 직장인의 평균 건강보험료인 7만2187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또 서울 강남의 C약국 주인은 연간 조제료가 105억8300만원으로 순 소득이 16억원, 월 소득이 1억3293만원인데 매달 310만원의 소득이 있다고 신고해 10만9980원의 보험료를 납부했다.

이들이 보험료를 이처럼 적게 낼 수 있게 되는 이유는 총 보수의 3.63%를 보험료로 내는 직장 가입자가 아니라 재산과 신고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지역 가입자로 돼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24일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진료비 수입과 보험료 부과를 연계해야 하며 정부는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를 다시 만들어 정확한 소득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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