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농촌 남녀교사 성비 불균형 심각

  • 입력 2002년 9월 18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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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평점을 높이려고 남자 교사들이 대거 농촌으로 몰리면서 경기지역에서 도농간 남녀교사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이 18일 이미경(李美卿·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도서지역에서 근무하면 매월 승진 평점을 최고 0.042점 더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남자 교사들이 대거 농촌지역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

경기 안양지역 중학교의 경우 여자 교사는 920명인데 비해 남자는 195명(17.5%)에 불과하다. 반면 파주지역 중학교는 남자 교사가 212명인데 비해 여자 교사는 121명에 불과해 남자 교사 비율이 6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벽지 지역 학생들에게 공교육의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만든 제도가 승진평점을 높이려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

이 의원은 “점수를 따려는 목적으로 시골에 내려온 교사 중에는 교육보다는 도교육청이 시행하는 연구발표대회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도농간 남녀 교사 성비 불균형이 교육의 파행을 가져 올 수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 안양의 중학교에 근무하는 한 남자 교사는 “가정과 직장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여자 교사에 비해 남자 교사의 농촌지역 근무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며 “설사 승진평점을 높게 받을 목적으로 농촌지역 학교에 갔더라도 의무를 소홀히 할 교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967년 제정된 도서벽지 교육진흥법에 따라 농촌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에게 승진평점을 높게 주고 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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