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車 상대 4000억 사기 전종진씨 보석중 브라질 도주

  • 입력 2002년 9월 2일 18시 51분


아시아자동차를 상대로 한 4000억원대의 수출사기 사건으로 98년 구속기소됐던 아시아자동차 브라질법인(ABM) 전 대표 전종진(全鍾鎭·38·사진)씨가 항소심 재판 진행 중 보석으로 풀려난 뒤 잠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일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98년 1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는 99년 12월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2000년 6월13일 주거를 자택으로 제한하고 보석 보증금 1억원을 내는 조건으로 풀려난 뒤 지난해 잠적했다.

전씨의 항소심을 담당했던 서울고법 형사5부는 전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궐석재판을 열어 1억8000만달러(약 2160억원) 상당의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유죄를 인정,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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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진씨 해외도피 문제점

전씨에 대한 재판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전씨의 변호사 등에 따르면 전씨는 브라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형이 확정되더라도 집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전씨를 보석으로 풀어준 서울고법 민사8부 이종찬(李鍾贊) 부장판사는 “전씨가 1000만달러를 현금으로 아시아자동차측에 내고 배상 노력을 한다는 각서까지 썼고 피해자측에서도 피해 배상을 위해 풀어달라고 요청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98년 이후 출국금지된 전씨가 여권위조나 밀항 등을 통해 출국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브라질의 경우 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어 전씨가 브라질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강제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씨는 96∼97년 아시아자동차측에 경상용차 수입대금 1억8000여만달러를 갚지 않고 현지법인의 증자대금을 부담토록 하는 등 모두 3억8000만달러의 피해를 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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