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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5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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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유가 부동산값 농산물값 등 예상치 못한 ‘복병’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악재’가 하나 늘었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재경부 당국자들은 “미국경제와 환율 등 불투명성이 적지 않지만 최소한 올해 물가만은 안심해도 될 것”이라며 낙관적이었다.
최근의 흐름을 보면 상반기에 대체로 2%대에서 안정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반기에는 이보다 더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들어 7월까지 2.1%에 머물렀으나 8월에는 3%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석물가’를 위협하는 농산물값 급등〓올 상반기 물가안정에 농수축산물은 효자노릇을 했다. 농수축산물 가격은 7월까지 작년말 대비 평균 2.2%내렸다.
그러나 남부지역의 수해와 늦장마 영향으로 한은이 최근 실시한 간이조사에서 파는 지난달 말보다 50%, 상추는 60%가량 올랐다. 또 배추와 무는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올 추석 차례상을 마련하는 주부들의 한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도 차례상 비용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10일가량 이른 것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추석이 사과 배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는 시기와 맞지 않아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잡히지 않는 부동산가격〓정부가 서울 강남지역 등의 집값을 잡기 위해 세무조사를 포함한 강도 높은 ‘전방위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아파트값 상승세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 대책이 집중된 강남구와 서초구 이외 지역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주 강남구는 0.73% 오른 데 그쳤지만 송파구는 이보다 훨씬 높은 1.90%, 강서구는 0.92%, 영등포구는 0.9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정부 대책의 영향으로 강남 집값은 다소 진정됐지만 비(非)강남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불안한 국제유가〓국제유가 움직임도 심상찮다. 특히 미국이 실제로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경우 하반기 한국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평균 배럴당 22.82달러였던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7월 평균 24.67달러에 이어 이달 20일에는 26.2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9·11테러 직후인 9월14일 26.83달러까지 간 뒤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유가가 오르면 일정 기간 뒤에 생활필수품 값과 교통비가 오른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