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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0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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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통도사의 도우(道愚·28·사진) 스님은 간을 이식받지 못할 경우 한 달여밖에 살 수 없게 된 말기 간경화 환자 김모씨(30·회사원)를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떼어주기로 한 것.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지만 단지 나의 간 기증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장기 이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21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에서 간 기증을 위해 수술을 받게 될 도우 스님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담겨 있었다.
97년 출가한 도우 스님은 99년에도 사랑의생명나눔실천회를 통해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일면식도 없는 신장 질환자에게 한 차례 신장을 기증해 불가(佛家)에서 배운 ‘자비’를 몸소 실천한 적이 있다.
도우 스님의 간 일부를 받게 될 김씨는 말기 간경화 환자로 간 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다. 하지만 가족의 조직 등이 김씨와 맞지 않아 간 이식은 불투명한 상태였다.
김씨는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떠나는 게 마음 아파 간 기증자를 애타게 찾았다”며 “이렇게 생면부지의 스님이 저에게 간을 주신다고 하니 새 생명을 주시는 거나 다름없다”고 울먹였다.
도우 스님은 “앞으로 백혈병 등 혈액암 환자를 위해 골수도 기증하고 싶다”고 말해 주변 사람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