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텍사스' 개발 철회…市, 여성단체 반발 수용

  • 입력 2002년 7월 18일 18시 29분


서울시가 불법 윤락업소 밀집지역인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을 유흥업소 구역과 일반상업시설 구역으로 이분화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시는 18일 “윤락업소의 난립을 막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단란주점 증기탕 유기장 무도장 등 위락시설을 한데 모으고 나머지는 공공시설과 업무시설, 판매 및 영업시설 등의 용도로 쓰도록 하려는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28일 미아지구 31만5000㎡(약 9만5000평)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결정 고시하면서 내부순환도로와 미아로, 종암로로 둘러싸인 삼각형인 ‘미아리 텍사스촌’(약 3만평)의 20개 블록 중 3개 블록에 유흥 위락시설을 권장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서울시의 이 같은 방침 철회는 여성단체들이 “‘유흥업소 블록’을 만드는 것은 윤락행위를 사실상 양성화하겠다는 뜻”이라며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또 당초 의도와는 달리 이 일대 윤락업이 합법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일부 윤락업자들이 몰려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아리 텍사스촌 내 3개 블록으로 옮기는 유흥 위락시설에 대해서는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연면적 비율)을 기준치(350%)보다 최고 50% 더 허용한다는 방안도 백지화됐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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