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바이올린 名匠 진창현씨 광주시에 4점 기증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51분


세계적인 바이올린 명장(明匠)으로 손꼽히는 재일동포 진창현(陳昌鉉·74)씨가 자신이 손수 제작한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악기 4점을 을 광주시에 기증했다.

진씨는 25일 광주 동구 금수장 호텔에서 기증식을 갖고 광주시립미술관측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 3점을 전달했다.

진씨는 지난해 11월에도 ’광주호’라고 이름을 붙인 자신의 바이올린 한점을 기증했었다.

그는 이번에 기증한 첼로 비올라 바이올린에도 각각 ’백두호’ ’한라호’ ’대구호’라는 이름이 붙여 남북통일과 동서화합을 바라는 심정을 표현했다.

경북 김천 출신인 진씨가 지역 연고가 없는 광주에 자신의 작품을 기증한 것은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인 재일동포 실업가 하정웅(河正雄)씨와의 인연 때문.

그는 ”지난해 광주를 방문했을 때 수백점의 유명 미술품을 기증한 하씨의 조국 사랑에 감명을 받아 내 분신이나 다름없는 악기들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15살 때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메이지(明治)대를 졸업했으나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당해 실업자로 지내다 우연히 바이올린에 관한 강연을 들은 것이 계기가 돼 바이올린 제작에 인생을 걸게 됐다.

독학으로 바이올린 제작기술을 익힌 그는 76년 미국에서 열린 국제제작자경연대회에서 6개 종목 중 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84년 세계에 5명 밖에 없는 ’무감사(無監査)제작자’로 인정받았고 세계바이올린제작자협회가 추대한 ’마스터 메이커’(명장) 칭호를 얻었다.

진씨가 제작한 바이올린은 강동석, 정경화, 김영욱, 도쿠나가 쓰기오(德永次男), 로스트로포비치, 아이작 스턴, 기든 크레머 등 수많은 세계적인 유명 연주가들이 애용하고 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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