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청탁’ 관련인사 소환]홍업씨 로비실체 드러날까

  • 입력 2002년 6월 23일 18시 54분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기업과 개인들로부터 받은 각종 청탁을 국가기관들을 상대로 해결해 주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감으로써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홍업씨가 돈을 받고 청탁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로비 대상 기관 책임자들이 불법적으로 업무를 처리했는지를 가린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왔다.

이 방침은 우선 홍업씨를 기소한 뒤 공소 유지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아울러 홍업씨의 국정 개입 실상을 밝혀내고 책임자들을 처벌하지 않고는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검찰은 홍업씨가 직 간접적으로 개입한 청탁 비리를 입증할 정황증거와 단서 등을 수집하며 수사의 우선 순위를 검토 중이다.

▽검찰 수사 개입 의혹이 중점〓검찰은 홍업씨와 김성환(金盛煥)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 등 측근들의 비리를 수사하면서 이들이 검찰 고위 인사를 통해 수사에 개입한 단서들을 확보하고 중점수사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의혹의 중심에 있으면 다른 수사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홍업씨가 검찰 고위층에 사건 처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홍업씨가 서울지검 외사부 수사와 관련해 ‘사례비’ 5억원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김성환씨를 통해 선처 가능성을 알아보도록 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성환씨가 수원지검과 울산지검 특수부 수사와 관련해 검찰 고위층에 청탁한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자 진술과 전화통화 기록 등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만간 수사 책임자들을 차례로 불러 검찰 고위층의 지시로 이재관(李在寬) 전 새한그룹 부회장과 M주택 박모 사장 등을 선처했는지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사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검찰 고위 인사의 직권남용 의혹을 본격 수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국세청 책임자도 소환 예상〓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세청 관계자들의 불법 업무처리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돼 해당 기관의 실무자와 간부들의 ‘줄소환’이 예상된다. 이들 기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집권 이후 홍업씨와 권력 핵심의 청탁을 실행한 기관이 아니냐는 의혹을 줄곧 받아왔지만 지금까지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홍업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내사가 종결되자 오시덕(吳施德) 대한주택공사 사장에게서 사례금 2000만원을 받은 만큼 청와대 관계자의 사건 축소은폐가 중요 수사 대상이다.

홍업씨는 M피자업체에 추징금이 부과된 지난해 1월 이후 김성환씨를 통해 사례비 성격의 돈을 받은 사실도 밝혀져 안정남(安正男) 당시 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세청 간부들의 직권남용 의혹도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들 기관 고위 간부들이 홍업씨의 청탁을 받은 정황증거는 대부분 포착된 상태여서 검찰은 실무자들부터 소환해 조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김홍업씨의 주요 기관에 대한 청탁 의혹
주요 기관기관의 처리 결과김홍업씨 개입 의혹중점 수사 대상
서울지검 외사부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 불구속 기소-김성환씨를 통해 검찰고위층에 선처를 청탁한 의혹-검찰 고위간부의 불법개입 여부
-수사 책임자의 불법 처리 여부
-김홍업씨 개입 여부
수원지검 특수부M주택 박모씨 불구속기소-김성환씨를 통한 수사 개입 의혹
울산지검 특수부평창종건 내사 종결
청와대 민정수석실오시덕 주택공사 사장내사 종결-청와대 내사에 직접개입한 의혹-내사 책임자의 불법 처리 여부
-김홍업씨의 개입 여부
국세청-M 피자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후 세금추징
-S판지 모범 납세자 선정
-세무조사 후 사례비를 받은 의혹
-모범 납세자 선정에직접 개입한 의혹
-안정남 전 국세청장과손영래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의 개입 여부
예금보험공사S건설 화의 인가 -화의 인가를 직접 청탁한의혹-이형택씨 등 예보 간부의불법개입여부
신용보증기금평창종건 신용보증서 발급-김성환씨를 통해 신용 보증서의 신속한 발급을 청탁했다는 의혹.-손용문씨 등 신보 간부의불법처리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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