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당선자]버스사환이 군수로… ‘인생 역전’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39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 등 화제가 되는 인물이 많이 당선됐다. 또 여성구청장과 민주노동당 출신의 구청장도 탄생했다.

○…부산 남구청장에 당선된 한나라당 전상수(田常秀·65·전 국제신문 논설주간) 후보는 여성 언론인 출신. 3선에 도전한 현 구청장인 무소속 이영근(李英根·63)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무소속으로만 2번을 내리 당선한 이 구청장과 쉽지 않은 접전 끝에 당선의 영광을 안은 전 후보는 40년간 기자생활을 한 부산의 대표적인 여성 언론인으로 전국 최초로 일간지 논설주간과 논설고문을 지냈다.

그는 “집권당의 부정부패에 경종을 울리고 정권교체에 대한 시민과 국민의 염원이담긴 뜻깊은 승리”라고 승인을 분석했다.

○…경남 창녕군수에 당선된 한나라당 김종규(金鍾奎·53)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에 버스 검표원 경력의 입지전적 인물. 이번 선거에서 대졸의 ‘무소속 단일 후보’를 눌렀다.

그는 초등학교를 나와 부산의 한 중학교에 진학했으나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중퇴한 뒤 양복점 점원과 신문배달원 등을 거쳐 버스회사 사환으로 취직, 남다른 성실성을 인정받아 버스회사 계열사 임원과 대표자리에까지 올랐다.

그는 91년 경남도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3선에 성공, 6대 도의회 의장을 지내는 ‘신화’를 엮어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선 후보의 연고지인 충남 예산에서는 이 후보의 10촌 동생인 이회운(李會云·61)씨가 군의원에 당선됐다.

이씨는 95년 2대 군의원으로 당선됐으나 98년 선거에서 떨어졌다가 5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939표를 얻어 594표를 획득한 2위를 가볍게 따돌리면서 징검다리 당선의 영예를 안아 이 후보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이 지역에서 이 후보의 예산 선영과 종가집 관리 등을 맡고 있는 그는 “집안 형님인 이회창 후보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울산 북구청장에 당선된 민주노동당 이상범(李象範·45) 후보는 87년 현대자동차 노조 설립을 주도했던 인물.

그는 선거과정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한나라당 김수헌(金壽憲) 후보에게 14일 오전 2시까지 500여표 차이로 뒤졌으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근로자들이 몰려 있는 양정 염포동에서 몰표가 쏟아져 오전 4시경 1674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이 확정됐다.

○…충남 공주시의원에 출마했다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구속된 박상만(朴商萬·53)씨가 옥중 당선돼 화제.

박씨가 구속되자 부인 고덕헌(高德憲·52)씨와 3명의 자녀들이 “옥중에 있는 남편의 진실을 믿어달라”며 운동을 폈고 여기에 감동한 마을 주민 등은 집안 일을 뒤로한 채 박씨 선거 운동 돕기에 나섰다.

박씨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부터 최근까지 회원들에게 이익금 환원 차원에서 무료 진료를 해줘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었다.

○…전북 고창군수로 당선된 민주당 이강수(李康洙·51) 후보는 고아로 자라 의대를 졸업하고 대학교수를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 그는 생후 2개월만에 아버지가, 8세 때 어머니가 각각 세상을 떠났고 한 점 혈육인 누나마저 14세 때 유명을 달리해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고학으로 조선대 의대를 졸업했다.

그는 모교에서 교수를 지내다 광주에서 개업해 100억원대의 재산을 모았고 10여년 전부터 고향인 고창에서 중고교를 인수해 운영하기도 했다.

이진녕기자 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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