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희완수사 급류]밀항종용-20만달러設 밝혀질까

  • 입력 2002년 5월 22일 18시 41분


21일 밤 검거된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김홍걸(金弘傑) 최규선(崔圭善)씨와 함께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 8월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최씨를 만나 체육복표사업자 선정 청탁을 하는 자리를 주선했다.

같은 해 7월 송씨와 최씨가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을 만날 때도 김씨가 참석했으며 지난해 3월 서울 모 병원이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제약회사 리베이트 사건 수사에 대한 무마 청탁을 한 것도 김씨를 통해서였다.

중요한 청탁을 주고받는 자리마다 김씨가 ‘연결고리’ 역할을 한 셈이다.

검찰도 김씨가 TPI의 복표사업자 선정 등 홍걸씨를 배경으로 한 최씨의 이권 개입에 실질적인 로비스트로 활동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TPI가 복표사업자로 선정된 직후인 지난해 4월 최씨가 송씨에게서 공짜로 받은 TPI 주식 11만5000주를 홍걸씨와 김씨와 나눠 가진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씨가 여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한 정치인 출신으로 폭넓은 인맥을 관리해왔다는 점도 그의 전방위 로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김씨는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금품 수수 및 청와대의 최씨 해외 밀항 종용 의혹의 진실여부를 가려줄 장본인이기도 하다.

송씨는 “최씨가 이 전 총재 측에 20만달러를 전달했다는 얘기를 김씨에게 들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의혹을 폭로한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에게 같은 내용을 제보한 사람도 김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또 최씨가 지난달 검찰 출두 직전에 가진 대책회의에 최성규(崔成奎·해외도피 중)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등과 함께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최 전 과장이 이 자리에서 청와대 대책회의를 거론하며 최씨의 밀항 얘기를 꺼냈는지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일단 모 병원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아 최씨와 나눠 가진 혐의로 김씨를 구속한 뒤 각종 의혹의 실체를 밝힌다는 입장이다.

김씨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 사건의 성격이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새로운 파문도 예상된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김희완씨 관련 의혹과 검찰 수사 과제
의혹 사항검찰 수사 과제
TPI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로비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직접 로비 여부
-TPI 주식 2만3000주 차명보유 경위
-송재빈씨와 최규선씨의 만남 주선 경위
홍걸씨 및 최씨와 각종 이권 개입 -이권 개입 대가로 받은 돈 홍걸씨 및 최씨와 분배 여부
-최씨가 D사에서 받은 돈 일부 홍걸씨에게 전달 여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금품 수수-최씨에게서 금품 전달사실 듣고 송씨에게 얘기했는지 여부
-설훈 의원에게 제보 여부 및 녹음테이프 존재 여부
청와대의 최씨 밀항 종용 -검찰 수사대책 회의 참석 경위
-밀항관련 최성규씨 발언 존재 유무
포스코의 TPI 주식 매입관련-송씨 최씨와 함께 포스코 관계자들 만난 경위
-포스코 경영연구소 고문 영입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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