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EBS 시청료 걷어 교사 지갑으로

  • 입력 2002년 5월 9일 17시 33분


교육방송(EBS)의 유료 시청을 놓고 일선 고교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지부장 장인권·張仁權)가 파악한 결과 울산지역 24개 인문계 고교 가운데 23개교가 EBS 보충수업을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1개교는 학생 한사람당 월 6000∼1만원씩 징수해 교사들에게 ‘EBS 보충수업 감독비’ 명목으로 시간당 1∼2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 학생은 울산시 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집에서 TV를 켜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게 EBS인데 굳이 학생들에게 돈을 받고 강제로 방송을 시청토록 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 교사도 “희망하지 않은 학생에게 EBS를 보게 하면서 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역사상 수치스런 일 가운데 하나”라며 “EBS 시청여부는 학생들의 자율에 맡겨야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모고교 교감은 “EBS 시청은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에서 찬성했기 때문에 실시하고 있다”며 “방송수업시간에 학생들을 감독하지 않으면 수업 분위기를 해치기 때문에 교사들이 감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교사들의 EBS 수업 감독은 업무외적인 일이기 때문에 감독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EBS 시청여부는 원칙적으로 학생들의 자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교조 울산지부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불법 보충수업과 강제적인 EBS 수업을 중단하고 △교육청은 인문계 고교의 불법 보충수업 근절 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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