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담양 ‘소쇄원’ 관광객 발길에 몸살

  • 입력 2002년 5월 6일 17시 41분


조선시대 대표적인 민간정원으로 꼽히는 전남 담양군 남면 소쇄원(瀟灑園)이 관람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적 304호인 소쇄원은 90년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한국 정원의 특색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소개된 뒤 수학여행단 등 관람객들이 하루 평균 1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관람객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제한돼 있는 데도 무분별한 출입으로 대나무와 담장, 제월당, 광풍각, 대봉대 등 정자가 훼손돼 사적으로서의 가치를 잃어 가고 있다.

소쇄원의 상징인 대나무 100여그루와 광풍각 옆 귀목나무에는 칼 등 도구로 ‘○○야, 사랑해’, ‘○○ 다녀감’ 등 온갖 낙서가 새겨져 있다.

또 광풍각에 걸린 그림이 3, 4군데 찢겨진 것을 비롯 정원 풀을 마구 짓밟아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고 있다.

소쇄원은 조선 중기 문인인 양산보(1503∼1577)의 14대 종손인 양원로씨(67)가 관리하고 있으나 관리인원은 양씨부부와 담양군에서 파견된 공공근로요원 2명에 불과해 관람객들의 훼손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양씨는 “소쇄원의 훼손정도가 심각해 휴식년제나 관람객 제한 등 방안을 문화재청과 협의할 계획”이라며 “관람객들이 소중한 문화 유산을 내집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주인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담양〓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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