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5·18 전시관 ‘반쪽 전시관’

  • 입력 2002년 4월 28일 22시 15분


지난해 준공된 5·18기념 문화관 내 전시관실과 수장고가 부적절한 설계와 부실시공 등으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5·18정신의 전국화와 세계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서구 쌍촌동 5·18 기념공원 내에 사업비 162억원을 들여 기념문화관을 지난해 4월 개관했다.

이 문화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3210평 규모로 대공연장(802석)과 소공연장(285석), 동시통역실, 영사실, 전시실, 수장고 등을 갖췄다.

그러나 당초 각종 미술품 전시를 위한 대관용으로 지어진 전시실의 경우 천장이 높아 작품을 비춰주는 조명시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천장을 관통하는 도시가스 배관이 노출돼 있어 전시공간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출입문의 높이가 지나치게 낮아 대형작품의 운반이 어려운 데다 최근에는 벽면에 이슬이 맺히는 결로(結露)현상까지 발생해 지난 1년간 이 곳 전시실에서 열린 외부 전시회는 5건에 불과하다.

5·18 관련 자료 등을 보관하는 수장고도 자료보존을 위해 필수적인 항온 항습기가 설치되지 않은 데다 자료를 보관한 서가 등이 없어 ‘한국 민주화 20년 기념 사진’ 등 주요 자료가 바닥에 방치돼 있다.

이 때문에 1997년 5·18묘역 이전 때 수습된 희생자의 의류, 태극기 등 유품이 시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시행처인 광주시는 임차인인 5·18기념재단측의 시설 개 보수 요구에 대해 ‘신 건축물의 경우 2년 이내에 재투자할 수 없고 설계 과정에도 하자가 없다’며 이를 묵살해 빈축을 사고 있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광주시의 거부로 어쩔 수 없이 행정자치부에 손을 벌려 포괄사업비 명목으로 5억원을 확보했다”며 “이 중 1억5000만원을 전시실과 수장고의 개 보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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