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탈북자 정착돕는‘멋진경찰관’

  • 입력 2002년 4월 24일 22시 30분


“‘형님’의 자상한 배려 덕분에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탈북 귀순자 이한수씨(가명·49·경남 진주시)가 24일 진주경찰서장 앞으로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국내 정착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진주경찰서 보안과 김종명(金鍾明·50·사진)경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였다.

지난해 1월 국내로 들어온 이씨가 보호관찰 담당자인 김경사를 만난 것은 같은 해 6월21일. 국내 적응 교육을 받았지만 김경사가 보기에는 이씨의 일거수 일투족이 서툴기 짝이 없었다.

김경사는 진주지역에 대한 소개는 물론 시장보는 법, 돈을 쓰는 방법 등을 가르쳤다. 밤에는 노래방으로 이씨를 데리고 나가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그는 지난 여름 가족과 함께 떠난 3박4일간의 동해안 휴가길에도 이씨와 동행했다. 이씨는 “부산에서부터 울산을 거쳐 강원도와 전남 등 전국을 일주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 살 위인 김 경사에게 무심코 ‘형사님’이라고 불렀다가도 곧장 ‘형님’으로 고친다.

이씨가 학원에 나가 중장비 자격증을 따도록 도왔던 김 경사는 진주시내 상평공단에 취직자리 까지 잡아놨다. 두달 뒤에는 중국에 체류중인 이씨의 부인(46)과 딸(3)도 입국, 단란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김 경사는 “탈북 귀순자들이 많지만 이들이 마땅한 대화상대 등을 찾지 못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앞으로도 동생처럼 보살피겠다”고 말했다.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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