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씨 재작년 석방후 골프백에 6억 담아갔다"

  • 입력 2002년 3월 13일 17시 56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 특별검사팀은 2000년 6∼8월 이용호씨가 현금 1억원씩 모두 6차례에 걸쳐 6억원을 골프용 옷가방에 넣어 갔다는 관련자의 진술이 확보됨에 따라 이 돈이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을 상대로 한 로비에 사용됐는지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금감원이 이용호씨 계열사인 KEP전자에 대한 조사를 거쳐 2000년 7월 검찰에 회사를 고발하면서 이용호씨를 제외한 사실로 미뤄 이씨가 금감원 고위 관계자와 골프를 치며 금품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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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이날 이씨와 함께 골프를 친 사람들의 명단을 수도권의 일부 골프장에서 확보하고 이 가운데 금감원 및 검찰 간부 이름과 동일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 중이다.

특검팀은 이용호씨가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가 하루만에 풀려난 다음날인 2000년 5월 11일 현금 1억원을 가져간 점에 주목, 검찰 수사 무마 대가로 돈을 제공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특검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의 고교 및 ROTC 동기인 김성환(金盛煥)씨가 관리해온 또 다른 차명계좌에서 발견된 7억∼8억원대의 자금이 김홍업씨와 관련됐다는 단서를 잡고 돈의 출처와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돈이 이용호씨나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와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는 한편 김성환씨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아태재단 측은 이날 “새로 발견됐다는 김성환씨의 차명계좌는 김성환씨의 것일 뿐 김홍업씨나 아태재단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또 지난해 11월 이수동씨에게 대검 수사 상황을 알려준 검찰 간부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이수동씨의 휴대전화 통화명세를 분석한 결과 당시 이씨와 집중적으로 통화한 검찰 간부를 확인, 조만간 이 간부를 소환키로 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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