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양칠성씨…인도네시아 역사교과서에 실린다

  • 입력 2002년 3월 6일 18시 09분


제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인도네시아 독립투쟁을 이끈 한국인 고 양칠성(梁七星)씨 얘기가 올해부터 개정되는 인도네시아 초중고교 역사교과서에 수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교육 전문가 130여명은 5일 자카르타에서 양국 초중고교 교과서 개정 세미나를 갖고 양씨의 얘기를 교과서에 싣기 위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앞서 자카르타 주재 한국 대사관의 송정칠 공보관은 최근 인도네시아 교육부의 아감수카드 교과서 편찬실장 및 시스와디 국정교과서 주식회사 사장과 만나 개정 교과서에 양씨의 공적을 실어줄 것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양씨는 1919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으며 1942년 일본 남방군에 징용으로 끌려가 1945년까지 자바섬 포로 수용소 감시원으로 일했다. 양씨는 종전에도 불구하고 귀국하지 않고 인도네시아에 남았다가 네덜란드의 재(再)식민지화정책에 맞서 싸우던 현지 독립군에 가담해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양씨는 48년 11월 부대원들과 함께 가톳 부근 가룽우아라산 속으로 들어가 게릴라전을 모의하던 중 네덜란드군에 체포돼 이듬해인 49년 8월 크르콥에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됐다.

그의 공적은 숨진 지 26년 만인 75년 11월 인도네시아군(TNI) 고위 장성이 된 옛 독립운동 동료들의 노력으로 세상에 공개됐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그를 ‘외국인 독립영웅’으로 공인했다. 그는 자카르타의 칼리바타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

[자카르타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