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천군 가족…4남매가 한 대학서 예비교사의 길

  • 입력 2002년 3월 6일 18시 09분


4남매가 한 대학에서 예비교사의 길을 함께 걷고 있어 화제다.

올해 경남 진주의 경상대 사범대에 입학한 류영천군(19)과 쌍둥이 누나인 3학년 은주(21) 현주양, 그리고 맏이인 4학년 영주양(23)이 주인공.

현주양만 국어교육과에 다니고 나머지 자매는 모두 수학교육과에 재학중이다. 이들이 국립 사범대에 진학한 데는 아버지인 류찬환씨(54·통영시청 공무원)의 영향이 컸다.

많지 않은 수입으로 자식 4명을 길러내기에 벅찼던 류씨는 “집에서 가까운 사범대학을 다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

이들은 대학 인근의 방 3개짜리 전셋집에서 생활한다. 밥짓는 일은 누나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설거지와 청소는 주로 오후에 수업이 있는 영천군 몫이다.

학습교재 등은 물림을 하면 되고 모르는 수업내용은 서로 의논해 해결한다.

영주양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 불편은 없다”며 “다만 동생들 ‘점검’에 적잖이 신경이 쓰인다”고 맏이답게 동생들을 걱정했다.

이들의 포부는 졸업 후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 다만 아버지가 곧 퇴직할 예정이어서 학비마련이 걱정거리다.

경상대 관계자는 “3형제가 동시에 재학할 경우 1명의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규정은 있으나 4남매가 함께 다닌 사례가 없었다”며 “추가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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