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곳을 아시나요' …인천 내동 '내리교회'

  • 입력 2002년 3월 1일 17시 59분


동인천역 광장에서 인천항 방향으로 200m 정도 가다보면 아름다운 교회를 볼 수 있다.

인천 중구 내동에 위치한 이 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교회인 인천 내리교회(담임목사 이바울 감독)다.

기독교역사연구소가 펴낸 ‘한국기독교의 역사’에 따르면 내리교회는 1885년 4월 우리나라를 찾은 아펜젤러 선교사 부부에 의해 세워졌다.

그 해 7월7일 아펜젤러 선교사 부부는 미국에서 쓰던 오르간이 인천항에 도착하자 초가집인 이 교회에서 조촐하게 예배를 올렸다. 이는 국내 최초의 개신교 공식예배로 알려져 있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이후 선교를 위해 한양(현재 서울)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 이듬해 5월 배재학당 출신의 노병일 목사가 인천으로 왔다.

노 목사는 아펜젤러 선교사가 사용했던 초가집 교회를 처분하고 1901년 지금의 내리교회 자리에 벽돌을 쌓아 교회를 세웠다.

내리교회는 1964년 원인을 알수 없는 화재로 전소된 이후 1966년 신축됐으나 다시 1987년 낡은 건물을 헐고 새로 지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내리교회는 지난달 19일 한국 유진벨 재단과 함께 북한에 결핵검진차량를 보낸 것을 계기로 앞으로 대북 선교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국 최초의 개신교회가 대북 선교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1억5000만원에 이르는 결핵검진차량 구입비는 북한 동포를 사랑하는 성도들이 마련했다. 특히 이 교회 여선교회 500여명은 97년 1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교회에서 열리는 결혼식 피로연 수고비 등을 대북 선교를 위해 모으기 시작했다.

여선교회는 또 시장 등에서 물건을 사와 대북 선교를 위한 장터를 열고, 음식바자회도 마련했다.

이 교회 전인자 권사(59)는 “북한 동포들이 결핵검진차에 적힌 ‘인천 내리교회 여선교회가 사랑의 손길로 북한에 보낸 것’이란 글을 보며 동포애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내리교회는 이 결핵검진차의 운용을 돕기 위해 X레이 필름, 검진 시약 등 2000만원 상당을 매년 북한에 보낼 계획이다.

담임목사인 이바울 감독(70)은 “만성 결핵환자 1명이 1년에 10∼15명씩 감염시킨다는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며 “성도들의 힘으로 마련한 결핵검진차가 북한 선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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