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이수동수사 마무리 단계…또다른 정관계로비 추적

  • 입력 2002년 2월 25일 18시 00분


지앤지(G&G) 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 회사인 인터피온의 주가조작 조사 무마를 위한 금융감독원 로비의 연결고리로 알려진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가 25일 특별검사팀에 소환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특검팀은 일단 이수동씨가 2000년 3월 이용호씨와 인터피온 사외이사인 도승희(都勝喜)씨를 만나 이용호씨의 주가조작에 대한 금감원 조사 무마 청탁 사례금으로 50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금감원에 대한 로비가 이뤄졌는지와 관계없이 이수동씨가 청탁과 함께, 또는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면 곧바로 범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금감원 로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도씨 등 관련자들을 이날 함께 소환해 대질신문을 벌였지만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고심하고 있다.

도씨는 “99년 12월경 이용호씨와 함께 이수동씨를 찾아가 금감원 조사 선처 부탁을 했고 당시 아태재단 사무부총장이던 K대 황모 교수가 김영재(金暎宰) 당시 금감원 부원장보를 소개해줬다”고 주장하지만 이수동씨와 김씨 등은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금감원 로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모르지만 나와는 관계없다’고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 하고 있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이용호씨가 이수동씨에게 검찰 수사 무마를 청탁했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용호씨의 청탁 시점은 금감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검찰이 자체 조사를 통해 이용호씨의 주가조작 개입 사실을 포착했던 때였기 때문이다.

“2000년 3월 서울지검이 이용호씨를 약식기소한 경위에 대해 짚어보고 있다”는 특검 관계자의 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해준다.

특검팀은 우선 이수동씨의 범죄 혐의 입증과 구속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동씨가 구속되면 ‘이용호-이수동’ 라인을 통한 금감원 로비 청탁의 실체에 대한 특검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의 수사가 이용호씨의 또 다른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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