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용택의원 처남 거액 받고 30억 軍전기공사 수주 개입 의혹

  • 입력 2002년 2월 22일 17시 58분


군납비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수배된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의 처남이자 비서관을 지낸 김모씨(43)는 국방부가 발주한 전기공사 수주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청주지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군납업자 박모씨와 건설업자 주모씨의 사기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서 군 공사를 수주받게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김씨에게 8000만원을 주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김씨가 실제 수주과정에 개입했는지를 조사중이라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건설업자 주씨가 아는 사람으로부터 김씨를 소개받아 당시 국방부 조달본부가 발주한 40억원 규모의 전기보안공사가 Y산전에 낙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99년 9월부터 2000년 2월까지 3차례에 걸쳐 8000만원을 김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Y산전이 브로커인 박씨에게 준 돈이 주씨를 거쳐 김씨에게 전달된 사실도 밝혀냈다. 실제로 공사는 Y산전에 30여억원에 낙찰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씨 등의 진술과 공사가 낙찰된 점 등으로 볼 때 돈을 받은 김씨가 국방부측에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전담반을 편성해 김씨를 검거하려 했지만 김씨가 달아나 검거하지 못했다.

김씨의 매형인 천 의원은 98년 3월부터 99년 5월까지 국방부장관을 지낸 뒤 99년 5월부터 12월까지는 국가정보원장을 지냈으며 2000년 6월부터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군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지난해 11월 국방부에 넘기면서 전기공사 부분에 대한 수사 결과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육군 검찰부 관계자는 “군 검찰에서 군납비리 사건을 조사해봤지만 김씨가 전기공사 수주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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