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시민은 홀대 외국인은 환대?”

  • 입력 2002년 2월 15일 23시 16분


최근 울산시가 월드컵에 대비, 외국 관광객을 맞기 위한 각종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이나 국내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는 제대로 수립하지 않아 시민들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울산시는 월드컵 경기때 지역을 찾는 외국인 숙박객(1일 1만5000명 추정)들이 아침식사에 불편이 없도록 ‘외국인 조식 대책’을 이달초 마련했다. 음식점 443개소를 ‘외국인 조식 제공 업소’로 지정하고 숙소에서 아침식사 배달을 원할 경우에 대비, 5개의 배달전문업체를 선정한 것이 이 대책의 골자.

하지만 외국인에 대해서는 이처럼 친절한 서비스대책을 마련한 시가 시민들의 계속되는 대중교통 개선요구는 외면하고 있다.

대구에 사는 최모씨는 최근 “밤늦게 울산역에 열차에서 내려 대기중인 택시를 타려 했으나 승차거부를 당한뒤 대로변을 따라 20여분 걸어가서야 택시를 합승할 수 있었다”며 “월드컵이 열리는 도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울산시 사이버 신문고에 고발했다.

또 최근 서울에서 울산으로 이사온 한 회사원은 “시내를 과속으로 달리고 손님에게 욕설을 예사로 하는 영업용 택시기사와 불친절한 시내버스 기사 등으로 울산의 교통수준은 세계 최악”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지난해 울산시에 신고된 대중교통 민원은 승차거부(63건)와 중도하차(38건) 등 영업용 택시 관련이 177건, 무정차(30건) 불친절(27건) 등 시내버스 관련이 89건이나 되는 등 대중교통관련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은 “외국 관광객에 대해서는 아침식사 대책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쓰면서 일반 시민과 국내 관광객들이 겪는 불편은 수년째 방치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월드컵 손님맞이인가”라며 “자칫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치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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