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게이트]김영준씨 900억대 불법대출

  • 입력 2002년 2월 5일 18시 04분


‘이용호 게이트’의 공범으로 알려진 김영준(金榮俊·구속수감중)씨가 실제 소유주인 D상호신용금고(이하 D금고)에서 900억원대의 불법 대출이 이뤄진 혐의를 잡고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원지검 특수부(김민재·金敏宰 부장검사)는 5일 D금고 대표 유지일씨(41)와 D산업 대표 권영준씨(42·김영준씨 동서)를 각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영준씨와 고교동창인 유씨는 2000년 12월부터 D금고 대표를 맡으면서 지난해 3월 김씨의 부탁을 받고 영업 실적도 없는 부실기업인 K에셋(실제 소유주 김천수·45)과 H부티크 등에 93억원을 대출한 혐의다.

유씨는 또 지난해 5월 김천수씨 소유의 L인베스트먼트에도 담보없이 6차례에 걸쳐 217억원을 대출한 뒤 94억원만을 회수, 회사에 119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지난해 7월에는 김영준씨 소유의 D산업주식회사에 72억원대의 약속어음 할인대출을 하는 등 총 382억원의 불법대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D금고는 이중 94억원을 회수했다. 권씨는 대출받은 72억원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전액 김영준씨에게 넘겨 D산업에 손해를 끼친 혐의다.

검찰은 “유씨는 김영준씨의 대리인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김씨가 각종 대출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가 특검팀에 구속돼 조사중이기 때문에 아직 소환 조사는 벌이지 못했다”며 “특검 조사가 마무리되면 김씨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불법 대출자금들의 사용처 등에 대해 계좌추적 등을 벌이는 한편 D금고로부터 300여억원을 대출받은 김천수씨를 이번 사건의 중요 인물로 보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김천수씨는 지난해 9월 해외로 출국한 뒤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D금고에서 10여건 537억원대의 불법 대출이 추가로 이뤄졌다는 내용의 수사 의뢰를 받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현재로는 이 사건과 이용호 게이트와의 연관성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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