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게이트' 실체 드러날까…핵심고리 김영준씨 검거

  • 입력 2002년 1월 15일 19시 02분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의 핵심고리로 알려진 대양상호신용금고 소유주 김영준씨(42)가 특별검사팀에 검거됨에 따라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이씨의 주식 및 전환사채(CB)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김씨가 이씨와 공모해 주가조작을 통해 벌어들인 돈의 사용처와 이를 이용한 정관계 로비 여부에 대해 집중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초 검찰이 청구한 이씨 구속영장과 공소장 등에 따르면 김씨는 이씨와 공모해 지앤지그룹 계열사인 삼애인더스 CB 300만달러를 인수한 후 보물선 발굴 사업 추진 정보를 이용, 주가를 띄워 154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특히 김씨는 대양금고를 동생인 김영선씨 명의로 소유하는 등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이씨의 재산 증식과 사업 확장을 주도했다. 또 삼애인더스의 CB를 사들인 업체 중 하나인 B사의 감사로도 등재돼 있었다.

이 때문에 김씨가 이씨 배후에서 정관계 유력 인사들에게 이씨 회사의 CB와 주식 등에 투자하도록 권유하고 시세차익을 배분한 ‘얼굴 없는 로비’의 실무를 맡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시 검찰 주변에서는 김씨가 로비대상 인물들의 명단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김씨는 이씨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본격화될 무렵 종적을 감췄으며 해외로 출국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김씨의 소재를 집중적으로 추적했으며 10일 전쯤 김씨의 은신처를 파악, 잠복한 끝에 15일 오전 김씨 은신처로 들어가던 동생 김영선씨를 검거했으며 오후 내내 김씨의 차를 추적해 이날 밤 10시경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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