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같은 날씨…겨울장사 울상

  • 입력 2002년 1월 15일 17시 44분


‘이상난동(暖冬)’으로 관련업계 등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각종 겨울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으며 스키장과 명태건조장 등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도전 강원 용평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2회 용평국제알파인스키대회 첫날 경기가 비가 내리는 따뜻한 날씨로 눈이 녹는 바람에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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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일 양구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빙상대회도 대회장 얼음이 녹아 15일 춘천 실내빙상장으로 옮겨 치러졌고 19∼20일 화천에서 개최될 예정인 ‘제3회 낭천얼음축제’도 차질이 예상된다.

또 인제군 용대리 황태건조장에서는 현재 1200여만마리의 명태가 건조되고 있으나 이 중 최근에 건조하기 시작한 400여만마리의 명태가 포근한 날씨에 제대로 건조되지 않아 변질될 위기를 맞고 있다.

스키장들의 피해도 점차 늘고 있다.

전북 무주리조트는 슬로프의 눈이 녹아내려 15일부터 슬로프 중 6면만 정상운행하고 요금도 50%로 내렸으며 야간개장을 중단했다. 강원 횡성군 둔내면 현대성우리조트도 15일부터 슬로프 20면 중 12면만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른 스키장들로 이상기온이 지속될 경우 축소운영을 검토 중이다.

이들 스키장은 이미 성수기의 내장객 감소로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은 데다 앞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하루 400만∼5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새롭게 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겨울용품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이 같은 이상고온으로 동해안에서는 겨울철의 대표적인 어종인 명태 대신 복어가 대량으로 잡히는 등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반면 시설재배 농민들은 열풍기 가동을 줄여 연료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도로관리청과 지방자치단체 상하수도 담당자들은 제설업무와 수도동파신고 감소로 안도하고 있다.

한편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4일 6.2도에 이어 15일 11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1월 중순의 아침 최저 기온이 기상관측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15일 “10일 이후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6∼13도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16일 오후 늦게 강원 영동지방에는 5∼30㎝의 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앙아시아지역에서 형성된 따뜻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올라온 데다 두꺼운 비구름이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덮어주는 이른바 ‘이불효과’를 내면서 4월 중순 같은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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