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게이트’ 관련 이상희 의원 곧 소환

  • 입력 2002년 1월 11일 15시 53분


윤태식씨 로비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특수3부(차동민 부장검사)는 한나라당 이상희 의원이 윤씨와 몇차례 접촉한 사실을 확인, 이 의원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10일 패스21 감사인 김현규 전의원을 조사한 결과 이 의원이 국회 정보통신위원장이던 2000년 11월 김 전의원이 윤태식 사장 등 2명과 함께 국회의원 회관으로 이 의원을 찾아가 패스21의 기술을 설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전의원은 다음달인 1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식집에서도 윤씨와 함께 이 의원을 만났으며 같은달 패스21 사무실에서 다시 만나 기술 시연회를 가졌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당시 이 의원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술 설명을 할 기회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제의를 해 왔다고 김 전의원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후 윤사장과 전무가 국회의원들과 함께 실리콘밸리를 다녀왔으며 당시 다른 업체들도 같이 갔었다는 것.

또 검찰은 11일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당시 패스21 기술시연회를 주선하고 윤씨와 청와대에서 3차례 만난 박준영 전 국정홍보처장을 조사중이다.

박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경 검찰조사를 받겠다며 수행원 없이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로 자진 출두했다. 그는 서울지검 현관 로비에서 기자들에게 의혹을 해명하는 차원에서 “일찍 나오게 됐다” 고 말하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 검사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보고를 받고 있던 김대웅 검사장은 박씨가 왔다는 비서실 직원의 얘기를 듣고는 “그 사람이 왜 여기로 오느냐” 며 소리를 질러 박씨는 결국 검사장을 만나지 못한채 12층 차동민 특수3부장에게로 인계됐다.

검찰은 박씨가 패스21 기술시연회를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정보통신부 등 3개 부처에서 실시토록 주선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금품수수 여부 및 패스21 기술지원과 관련한 압력행사 여부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그러나 주식 및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 수사팀은 “전혀 확인된 것이 없다. 확인 안될 가능성이 더 많다” 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공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 당시 보좌관이던 정모씨와 지난해 7월 사직한 전속 카메라맨 김모씨 등 청와대 전현 직원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2000년 9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윤씨가 청와대를 3차례 방문해 박씨를 만난 경위 등 정황조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윤씨는 2000년초 포스코에서 열린 벤처관련 행사에서 카메라맨 김씨에게 접근, “돈을 많이 벌어 사회를 위해 쓰려고 하는데 수석님을 만나보고 싶다” 고 말했고, 김씨는 이를 박씨의 보좌관 정씨에게 전했으며, 윤씨는 그후 2000년 7월 희귀병 환자들을 위한 기금 1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패스21 감사 김현규 전의원에 이어 윤씨에게 정관계 인사를 소개시킨 것으로 알려진 김영렬 서울경제신문 사장을 14일경 소환, 조사키로 했다.

김 사장은 김정길 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의 소개로 윤씨와 함께 99년 11월 남궁석 당시 정보통신부 장관을, 98년 10월에는 윤씨와 함께 당시 이종찬 국정원장을 각각 만났다.

김 사장은 또 박준영씨의 주선으로 작년 4월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을 윤씨가 만날 때 동행해 건강보험카드에 지문인식 시스템을 적용하는데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사장이 본인 및 부인 명의로 작년말 현재 4만3000여주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패스21 경영에 깊이 관여하고 정치인들을 시연회에 참석토록 하는 등 윤씨의 로비창구 역할을 한 정황을 포착,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패스21 주식 1000주를 보유한 모 경제지 간부를 전날 소환, 밤샘조사를 벌였으며 주식 보유에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해 11일중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김현규 전의원은 10일 검찰조사를 받은 뒤 밤늦게 일단 귀가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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