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희망이다/뉴욕]고교 졸업과 동시에 숙련된 직업인

  • 입력 2001년 11월 30일 18시 26분


미국 뉴욕주 나소 카운티의 벨모아고교의 졸업반인 엘리샤 코레이아(18·여)는 미용사가 되는 게 꿈이다.

코레이아는 지난해부터 매일 오전에는 학교에서 정규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인근의 직업훈련센터를 찾아 미용 기술을 배운다.

미용 수업은 철저히 실기 위주로 진행된다. 코레이아처럼 직업 훈련 2년째가 되는 학생들은 싼 값에 머리 손질을 하기 위해 동네 미장원 대신 이 센터를 찾는 사람들의 머리를 손질해 준다. 머리를 자르면 2달러, 퍼머는 7달러로 요금은 전액 센터의 수입이다.

“학교에서 나에게 맞는 진로를 찾아 준비한다는 게 쉽지 않았어요. 아이들 하나 하나가 모두 다른데 선생님들이 모두 가르쳐 줄 수는 없잖아요. 학교에서 진짜 미용 도구들을 활용해 수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학교 보완하는 직업교육〓뉴욕주에는 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충분히 할 수 없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생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협력교육서비스위원회(BOCES)’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나소지역 BOCES의 로즈매리 벨레비치 교감은 “규모가 작은 일반 학교는 학생들 개개인의 교육적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다”며 “뉴욕주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수업 장비와 전문 강사진 등 교육 자원을 공동(pool)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1948년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BOCES를 고안해냈다”고 설명했다.

현재 뉴욕주에는 지역별로 38개의 BOCES가 있으며 각 BOCES마다 수십개의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나소 BOCES의 경우 36개 건물이 있으며 인근의 56개 교육청 산하 300여개 학교 18만명의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는 받기 힘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과 성인을 위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지만 중증 장애아동을 위한 수업과 교사 연수 프로그램 등을 합하면 프로그램만도 100여가지나 된다. 학생들을 위한 직업교육 과정에는 패션 디자인, 비디오 제작, 컴퓨터 기술, 경영, 엔지니어링, 간호사 보조, 수의사 보조 등 40여가지가 있다.

비용은 BOCES에 등록된 소속 학생 비율에 교육청들이 부담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고교생들을 위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들〓BOCES는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실질적인 직업교육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상담교사와 심리학 전문가들이 학생의 적성 검사와 전문적인 상담을 해주고 적성에 맞는 진로와 이를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소개해 준다.

이 곳에서 받는 교육과정은 모두 학점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실제로 학교 공부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급당 학생수는 20∼25명이어서 각종 장비를 활용한 실습 위주의 교육이 가능하다. 특정 과목을 이수했을 경우 가질 수 있는 직업과 그 직업의 전망에 대해서도 자세한 교육을 받는다.

BOCES는 장애인에게도 문호를 열어 놓고 있다. 장애아들은 학생수가 15명 이내인 소규모 학급에서 특별 직업교육을 받는다.

기자를 안내했던 2학년생 헬렌 브라운(17·여)은 가벼운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여학생이었다.말은 약간 어눌했지만 워낙 활달하고 자신감에 차 있어 교사가 귀띔을 해주기 전까지는 장애인인 줄 모를 정도였다.

브라운은 “상업을 배우고 있으며 졸업 후에는 아버지의 사업을 도울 계획”이라며 “사업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 매우 실용적이다”고 말했다.

▽실습하면서 돈도 번다〓BOCES 수강생은 직업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협동직업교육과정(CO-OP)’에 참여하면 실제로 직업 현장에서 장기간 일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 학교와 기업체가 공동으로 학생을 지도한다는 의미에서 ‘CO-OP’이라고 부른다.

이와는 달리 실제 직업 현장이 아닌 강의실에서 실시하는 ‘임상실습’, 단기간에 실시하는‘인턴십’, 1∼2일간 특정 직업인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무슨 일을 하는지를 관찰하는‘잡 섀도잉(Job Shadowing)’ 등 직업탐색 과정이 다양하게 개설돼 있다.

BOCES 프로그램을 수료한 학생의 70%는 2년제 또는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배운 기술 등을 활용해 곧바로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

<뉴욕〓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美대학입시 필수 관문 자기소개서 작성 '10계'▼

미국의 대학 입시에서 자기 소개서(에세이)는 중요한 전형자료 중의 하나다. 입시 관련 정보를 다루는 잡지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매년 유명 대학들이 뽑은 우수 에세이를 소개하고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에세이 작성법을 게재한다.

다음은 뉴욕주의 고교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에세이 쓰는 요령 10가지. 대학 입시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다.

▽질문에 답하라〓대학이나 기업에 따라 특정 질문을 내고 거기에 맞는 에세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출제자가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이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한다.

▽독창적으로 쓰라〓소재가 진부하더라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관심을 끌 수 있다. 예를 들어 체조경기를 준비하던 시절을 묘사할 때 ‘나는 그 경기에 나가려고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식으로 쓰면 호소력이 없다. ‘매일 아침 나는 우리 마을에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선사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땀과 눈물을 흘렸다’고 쓰면 훨씬 참신하다.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라〓입시나 취업 담당자는 학생 자신과 능력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 본인의 경험과 동떨어진 사회나 철학 같은 큰 주제를 다루지 말고 여행과 같은 평범한 경험이라도 거기서 느꼈던 자기만의 느낌을 적는다.

▽현학(玄學)은 금물〓흔히 글을 쓸 때 거창한 단어를 동원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맥락에 꼭 들어맞지 않는 것이라면 가급적 어려운 말은 피하는 게 좋다.

▽문장은 분명하고 생생하게〓자신의 경험을 쓸 때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사례와 묘사가 필요하다. 입시와 취업 담당자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다.

▽도입부에 에세이 내용을 요약하지 말라〓에세이를 심사하는 사람은 1, 2분만에 읽어버린다. 초반에 관심을 확 끌어야 하는데 도입 부분에 전체 내용을 요약해 결론을 알려주면 나머지를 읽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도록 신비롭게 시작한다.

▽접속어를 사용하라〓소개서의 논리적 흐름을 위해 단락 내에서나 단락간에 반드시 접속어를 사용한다. ‘그 결과’ ‘그동안’ ‘게다가’ 뿐 아니라 키워드를 반복하거나 아이디어를 진전시킨 구절도 좋은 접속어 구실을 한다.

▽결론이 중요하다〓결론 부분도 요약하지 않는 게 좋다. ‘결론적으로’ ‘요약하면’ 등의 구절을 쓰지 않는다. 명언을 인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진부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검증을 받아라〓소개서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한지, 문장 구조는 다양한지, 진부한 표현은 없는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인지도 물어본다.

▽고치고 또 고쳐라〓불필요한 부분은 뺀다. 도입부나 결론 부분이 요약형식이어서는 안된다. 문법적 오류도 꼼꼼히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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