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 미인대회는 성폭력?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5시 13분


대학가의 ‘여장(女裝) 미인 선발대회’ 가 성폭력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서강대 여학생 모임인 서강여성위원회가 이달 초 문과대생의 교내 행사인 미스 문과대 선발대회에서 “여장을 한 남학생들이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자극했다” 며 문과대측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성폭력 논란이 불거졌다.

미스 문과대 선발대회에서 일부 남학생 출전자들이 풍선으로 가슴을 만들어 주무르거나 짧은 치마를 들어올리고 관객석에 있던 남학생들이 무대에 뛰어 올라 출전자를 껴안고 “여자는 역시 각선미야” 라고 말하는 등 여성의 성적 수치심을 자극했다는 것.

여성위원회측은 “신체적 접촉이 없더라도 여성에게 성적 모욕감과 수치심을 유발했기 때문에 ‘여장 미인대회’ 를 성폭력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최한 문과대 대표자협의회는 13일 “일부 출전자들이 여성의 수치심을 유발시키는 행위를 한 것을 인정한다” 며 여성위원회에 사과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일부 남학생들은 ‘여장 미인대회’ 를 성폭력으로 규정하고 공개사과까지 요구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반박문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과대 3학년 김모씨(23)는 “여장 미인 선발대회는 ‘미인대회’ 를 패러디한 코미디에 가깝다” 며 “일부 학생들이 여성의 신체를 과장해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지만 성폭력 운운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 라고 말했다.

<박용기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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