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화 이끌 전문가 필요"…김창순 북한연구소 이사장

  • 입력 2001년 11월 7일 20시 22분


“남북의 생활환경이 달라진 만큼 통일을 이룩한 뒤에는 ‘통일문화’를 이끌 전문가들이 필요합니다.”

4일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북한연구소의 김창순(金昌順·사진) 이사장은 “평생을 북한연구에 바친 것은 북한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71년 11월부터 이 연구소를 설립해 북한학 연구를 시작한 그는 손꼽히는 북한연구 1세대.

만주국립대 하얼빈 학원에서 러시아사를 전공한 그는 광복 직후 평북 의주의 평북신보 책임주필로 활동하다가 48년 정부기관지 ‘민주조선’의 임시부주필을 맡았다. 그러나 반혁명분자로 투옥됐고 6·25전쟁 발발로 만주로 끌려가던 도중 가까스로 탈출해 월남했다. 그가 북한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는 이 같은 개인적 경험이 귀중한 바탕이 됐다.

그는 서울에 정착한 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내외문제연구소 등에서 일하며 정부의 대북정책 수립에도 기여했다. 그는 특히 북한연구소를 세워 ‘북한학보’를 창간하고 북한학회를 창설하는 등 ‘학문’의 개념으로 북한연구를 시작한 점 때문에 평가받아왔다. 김 이사장은 이를 “북한 공산주의를 아는 ‘지공(知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80이 넘은 나이임에도 ‘북한 특수대학원’ 설립을 추진하는 등 여전히 북한문제 연구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한편 북한연구소는 8일 서울 중구 장충동 타워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자유민주의 가치와 통일문화 창조를 위해 헌신한 인사에게 수여하는 ‘자유문화상’을 양흥모(梁興模) 전 성균관대 교수와 김기천(金基天) 미국 로스앤젤레스 엠텍대학교 총장에게 수여할 예정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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