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고교간 학력차 인정해야”

  • 입력 2001년 10월 31일 15시 58분


서울대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고교간 학력차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고교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유영제(劉永濟) 입학관리본부장은 31일 서울지역 대학 입학관련처장 협의회 주최로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대학입시 전형 개선방안을 위한 워크숍’에서 “신입생 선발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교간 학력차 인정을 허용하되 수험생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제도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고 주장했다.

서울대 입시책임자가 고교간 학력차 인정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그동안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평준화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유본부장은 이날 ‘우리나라 대학입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에서 “고교간 학력차 인정과 자체 지필고사 허용 등을 통해 대학별 자율평가가 가능한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본부장은 현행 입학제도의 문제점으로 내신성적 부풀리기와 쉬운 수능으로 인한 변별력 약화 및 학력저하, 경시대회의 남발과 부작용 등을 꼽았다.

그는 “무조건적인 고교등급제 도입은 선배들의 성적에 의해 입학여부가 가려지는 연좌제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며 “지역간 격차와 사회경제적 환경 차이를 인정하고 수험생의 잠재력 평가 등 제도적 보완장치의 마련과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11월 말로 예정된 2003학년도 대학입시안 발표를 앞두고 전국 1200여 고교별로 지원자수 대비 합격자수와 교육 충실도 등을 분석하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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