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휘윤고검장 22일 소환…검찰간부 비리 본격 수사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33분


검찰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는신승남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
검찰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는
신승남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
지앤지(G&G) 이용호(李容湖)회장의 검찰내 비호세력을 수사할 특별감찰본부(본부장 한부환·韓富煥대전고검장)가 21일 서울 남부지청 8층에 자리잡았다.

수사팀 파견 검사들은 같은 조직의 선배와 동료를 수사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철저한 수사만이 조직을 살릴 수 있다는 막중한 책임감 등으로 긴장되고 무거운 표정들이었다. 이들은 대검 감찰부에서 그동안 조사한 기록을 가져다 검토하는 것으로 이날 활동을 시작했다.

특감본부는 22일 임휘윤(任彙潤)부산고검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돌입한다.

▽첫날 분위기〓본부가 설치된 남부지청 8층 북쪽 사무실은 청사 신축후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공간. 남부지청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까지도 수사팀이 사용할 책상과 의자, 컴퓨터 등을 설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수사팀이 사용할 사무실은 99년 옷로비 의혹사건과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특별검사가 사용한 사무실보다는 작지만 훨씬 실용적이고 탄탄하게 구성됐다. 철벽 안쪽에는 한본부장을 비롯한 검사 6명의 사무실과 침대 욕실이 구비된 특별조사실이 6개나 된다. 본부로 들어가는 철문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한본부장은 이날 열린 법사위의 대전고검 국정감사에 참석했다가 오후 4시경 서울에 도착, 잠시 자택에 들렀다가 사무실로 첫 출근을 했다. 박만(朴滿)대검 공안기획관 등 수사팀 5명은 오후 1시부터 각각 사무실 직원 2명씩을 데리고 본부에 합류했다.

수사팀은 오후 2시경 본부장실에 모여 ‘이용호 게이트’를 보도한 신문 등을 챙겨 보며 향후 수사대책을 논의했다.

한 관계자는 “검사란 명령에 따라 조사하는 직업”이라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진상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비장하게 말했다.

▽수사 전망〓수사팀 자체는 21일 백지상태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수사팀은 우선 서울지검 3차장이었던 임양운(林梁云)광주고검 차장과 특수3부장이었던 이덕선(李德善)군산지청장 등 지난해 지휘라인에 대한 대검 감찰부의 조사결과를 넘겨받아 검토했다.

지난해 서울지검이 이회장을 긴급체포 하루만에 석방한데 대해서는 22일 임 고검장을 끝으로 조사가 거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검찰 고위간부들이 이회장에게서 금품을 수수했다거나 폭력조직과 유착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수사팀의 활동은 장기화되고 그 범위도 넓어지게 된다. 검찰은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해 필요할 경우 수사팀이 대검 중수부를 지휘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무리수를 둘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수사팀 면면을 볼 때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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