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레미콘' 물섞어 교량공사…이천시 뒤늦게 철거

  • 입력 2001년 8월 9일 19시 00분


레미콘 믹서트럭이 아닌 덤프트럭으로 레미콘을 운반하다 도중에 굳어버리자 현장에서 물을 섞어 교량공사에 사용했다가 적발돼 교량이 전면 철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기 이천시가 발주한 이천시 신둔면 용면리 용면교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해오던 K레미콘은 5월 10일 덤프트럭으로 레미콘을 운반하다 굳어버리자 물을 붓고 굴착기로 혼합해 폭 8m, 길이 20m인 교량에 타설했다.

레미콘에 물을 섞으면 철골부식을 촉진하고 접착도가 크게 떨어져 건설교통부 규칙과 표준시방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고, 레미콘 출하 후 90분 이내 사용토록 명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레미콘 노조가 현장을 비디오로 촬영해 이천시 건설과에 5월 15일 신고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어 감사원에 신고, 이를 이첩받은 경기도가 지난달 13일 자체조사를 벌여 교량철거와 재시공명령을 내리면서 알려졌다. 부실시공된 이 교량은 지난달 29일 전면 철거됐다.

이천시 관계자는 “당시 레미콘 노조의 파업으로 공사가 계속 차질을 빚어 업체측이 공기를 맞추려고 무리한 시공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천〓이동영기자>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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