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73% "교육비 부담된다"

  • 입력 2001년 5월 15일 18시 39분


통계청이 15일 내놓은 ‘2000년 교육부문 사회통계 조사결과’는 한국 가정의 교육비 부담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도시 가정에서는 과외비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교육비 ‘부담스럽다’〓교육비 부담으로 가계가 주름지고 있다. 응답 가구의 72.5%가 교육비 부담을 하소연했다. 이 비율은 96년보다 5.8%나 더 늘어난 것. 정부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고 약속했지만 가계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구당 한달 자녀 교육비는 평균 37만1000원. 학교 납입금이 16만2000원, 과외비 12만9000원, 하숙 자취비 2만7000원 등이다.

저소득층은 공교육비가 부담이라고 하는 반면 중류층 이상에서는 사교육비가 불만이다. 소득을 불문하고 교육비 부담을 느끼지만 부담 대상은 차별화되고 있다. 한달 교육비는 대학생이 54만7000원, 재수생 36만6000원, 고등학생 22만7000원, 중학생 17만5000원 등. 취학전 아동이 12만2000원으로 초등학생보다 1만원 더 많았다.

학교별로는 대학생 교육비가 한달 54만7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취학전 아동에 대한 교육비가 월평균 12만2000원으로 초등학생 교육비(11만2000원)를 앞질렀다.

▽30, 40대 가장, 과외비로 허리 휘청〓30대 가장들의 84.8%가 각종 과외비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40대는 이 부담이 50.2%로 줄어들지만 부담 정도는 비슷하다. 가구별 교육비 부담은 과외비가 56.0%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학교 납입금이 37.9%로 뒤를 잇지만 사교육 부담에는 미치지 못한다.

학력이 높은 계층일수록 과외비 부담이 높다고 대답했다. 학력이 낮을수록 학교 납입금 걱정을 하지만 대졸 이상에선 72.8%가 과외비가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농어업 가구들은 학교 납입비를, 사무직은 과외비 부담을 꼽았다.

▽학교 시설은 불만〓중고교생과 대학생들의 학교 시설에 대한 만족은 23.0%에 그쳤다. 41.2%가 불만이라고 답했고 35.9%는 보통이라고 밝혔다. 학교의 교육 방법에 대한 만족은 23.1%로 불만을 나타낸 32.0%에 크게 못 미쳤다. 이런 불만은 자연스레 사교육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는 것.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41.3%로 96년 때보다 6.9%포인트 높아졌다. 교우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67.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공과 직업 일치하지 않아〓자신의 전공과 종사하는 직업이 같은 경우는 겨우 29.3%에 그쳤다. 반면 관계없는 편(26.5%) 전혀 관계없음(20.4%) 등으로 전공과 동떨어진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을 받고 싶은 분야는 컴퓨터가 62.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어학 관련(30.5%) 문화 교양(25.6%) 사회 봉사(11.5%) 일반 기술(10.5%) 순이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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