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시설 관리 엉망…감사원 "50억 예산 낭비"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42분


야간 운행 중 차선을 쉽게 식별하게 하는 도로표지병과 시각장애인용 횡단보도 음향신호기 등 교통안전 시설물의 구매 및 설치가 규정을 어긴 채 이뤄져 50억3000여만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4일부터 한달간 건설교통부와 경찰청, 각급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로교통 안전시설물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결과 42건의 문제점을 적발해 20명의 공무원을 징계토록 요구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의정부 국도유지건설사무소는 도로표지병을 편도 2차로 이상 도로에 설치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99년 편도 1차로인 47번 국도 포천∼가평 22㎞ 구간 등 2개 구간에 설치해 9000여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경기 안산시 등 60개 기관은 부적합 판정을 받아 설치할 수 없는 은 태양광 도로표지병(일명 솔라표지병)을 일반 표지병보다 4배이상 비싸게 사들여 22억원을 낭비했으며, 경기도건설본부 남부지소 등 26개 기관은 98년부터 3년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유리알 표지병을 설치해 13억원을 부당집행했다.또 조달청은 99년 9월 당국의 무선설비 형식등록을 받지 않은 제품을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우수제품으로 선정하는 바람에 광주시 등 30개 기관이 1000여대를 구입토록 해 7억6000여만원을 낭비토록 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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