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중학교 장애인학생 1명위해 엘리베이터 설치

  • 입력 2001년 4월 4일 01시 33분


1명의 장애학생을 위한 ‘사랑의 엘리베이터’가 서울의 한 중학교에 설치돼 화제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중계중학교(교장 김병국·金炳國·62)는 최근 이 학교 1∼4층을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완료해 3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 엘리베이터는 3학년 박미연(朴眉姸·16)양을 위한 전용 승강기다.

박양은 이 학교 진학 이래 2년 내내 전교 1, 2 등을 다툴 정도로 우등생. 하지만 세살 때부터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고 세포가 죽어 가는 근무력증을 앓고 있어 혼자 힘으로는 제대로 기동할 수 없다. 박양이 99년 이 학교에 입학, 1층의 1학년 교실에 다닐 때는 어머니나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 그럭저럭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2학년이 되자 2층에 있는 교실이나 컴퓨터실 미술실 등을 오르내리는 데 상당한 불편을 느꼈다.

결국 박양의 입학 당시부터 이를 안타깝게 여겨온 김 교장이 서울시와 북부교육청을 뛰어다닌 끝에 박양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 공사비용 1억7000여만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학교측은 또 박양의 교실이 있는 2층의 반수세식 여자화장실 한 칸을 양변기로 바꾸고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넓히는 공사도 함께 마쳤다.

박양은 “그동안 이동할 때마다 휠체어를 들어 주던 선생님과 친구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어려웠지만 학교가 반드시 해야할 일로 생각했다. 앞으로 이 엘리베이터를 사고 등으로 기동이 불편한 학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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