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농산물 방역 근로자 잇단 농약중독

  • 입력 2001년 3월 30일 18시 52분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최근 수입 농산물 방역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이 맹독성 농약인 메틸브로마이드에 잇따라 중독돼 부산과 인천 등 전국 5개 항만의 18개 수출입 식물 방역업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이 농약 중독 여부에 대한 긴급 역학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안전공단 산하 산업역학조사센터(소장 최정근·崔貞根박사)는 “부산의 K방역에서 일하던 임모씨(21·부산 연제구 연산7동)가 제출한 요양신청을 검토한 결과 메틸 브로마이드에 중독된 것으로 밝혀져 직업병으로 인정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메틸 브로마이드 중독에 의한 직업병 인정은 지난달 인천항에서 이 농약에 중독돼 갑자기 쓰러진 근로자 이모씨(44)에 이어 두번째다.

임씨는 지난해 3월 K방역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지 한달후 말을 더듬고 몸에 힘이 빠지다가 같은 해 5월초에는 어지럼증 등으로 일어서지 못할 만큼 증세가 악화돼 부산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임씨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했던 박모씨(23) 등 2명도 걸음을 걷기가 힘들 정도로 상태가 나빠져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산업역학조사센터는 이달초 K방역의 정규직 근로자 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ℓ당 혈중 메틸 브로마이드 농도가 평균 21.0㎎으로 정상인(4.1㎎)에 비해 5배 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살충제인 메틸 브로마이드는 컨테이너에 실린 곡물과 과일류의 방역작업에 주로 쓰이는데 일부 근로자는 안전장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이 농약을 컨테이너에 뿌린 뒤 환기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작업을 하다 중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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