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무원, 3·1절행사 강제동원 첫 집단거부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42분


부산지역 공무원직장협의회 회원들의 모임인 ‘깨끗한 공직사회를 열어가는 부산공무원들의 모임(부공련)’은 3·1절 행사에 공무원 동원을 공식 거부하고 나섰다.

이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관행적으로 치러오던 각종 국경일 기념행사에 대한 공무원들의 첫 집단거부 의사표시여서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공련은 지난달 28일 자체 홈페이지에 ‘3·1절 공무원 강제동원을 거부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3·1절 행사가 관치행사, 공무원을 강제 동원하는 의례적인 행사로 변질되고 있음에 부공련 1만여명의 회원은 이러한 행사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부공련은 “그동안의 행사는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뜻이 사라진 행정관청의 주도적인 행사였고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을 차출, 참석확인증을 배부하고 불참시에는 불리한 조치를 하는 굴욕적인 행태를 계속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3·1절은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해 국경일로 정해져 있으며 국경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휴일”이라고 전제하고 “21세기 미래국가를 지향하는 시점에서 선열들의 참뜻은 도외시하고 법으로 정해진 공휴일에 전공무원들에게 동원령을 내린 법적 근거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모임의 한석우(韓錫雨) 공동대표는 “이번 3·1절 기념행사 강제동원에 거부한 공무원에게 제재가 가해진다면 부공련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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