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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2월 7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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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11시반경 서울 광진구 구의동 구의1파출소에는 한 아버지의 애끓는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동부경찰서는 히로뽕을 수차례 투약한 김모씨(20·여·서울 광진구 구의동)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김씨는 3일 오전 2시경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유원지에서 친구로부터 얻은 히로뽕을 투약하는 등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혐의다.
딸을 설득해 자수시킨 김씨의 아버지(51·보일러공)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유흥업소를 드나들던 딸이 98년부터 가끔씩 정신나간 듯한 말을 하고 흐느적거리는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마약중독을 의심했다.
혼내기도 하고 설득도 했지만 이미 히로뽕의 ‘마수(魔手)’에 걸려든 딸은 이를 뿌리치지 못했다.
급기야 6일 밤 가족회의를 연 아버지는 “원망해도 어쩔 수 없다. 죄값을 치르면서 마약을 멀리 하게 되면 꼭 새사람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울먹이며 딸에게 자수를 권했다.
‘흐느끼는 부정(父情)’에 못이겨 순순히 경찰서까지 따라온 김씨도 “아버지에게 섭섭한 마음이 없지는 않지만 경찰에 신고하기 직전까지 ‘네가 원치 않으면 그만두겠다’며 안타까워하던 아버지의 모습에 자수를 결심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낸 김씨의 소변과 머리카락에 대한 검사가 나오는 대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