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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9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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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함(DD921)과 강원함(DD922)은 3000t급 구축함으로 선령 55, 56년의 노후함. 미해군에서 활동하다 70년대 한국해군에 도입돼 22∼23년 동안 한반도 해역을 지켰다. 미해군 구축함은 63∼78년 모두 12척이 도입돼 지난해까지 10척이 퇴역하고 이날 마지막 2척마저 역사속으로 사라짐으로써 명실공히 21세기 한국형구축함(KDX) 시대가 열리게 됐다.
광주함 강원함은 물을 끓여 터빈을 돌리는 증기기관식으로 한번 출항하려면 2∼4시간이나 걸려야 했던 구식이지만 한국형 구축함이 건조되기 전까지 헬기탑재가 가능한 유일한 구축함이었다. 80년대 중반까지 5대양을 누비는 해군순항훈련에 참여해 다른 나라 해군으로부터 “저런 ‘움직이는 박물관’으로 태평양을 건넜느냐”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특히 44년 건조된 강원함은 미해군에 있을 때 6·25전쟁에 참전했고 한국에 와서는 83년 독도 인근해상에서 북한 간첩선 모선을 격침시키기도 했다. 강원함은 내년 6월부터 진해 군함박물관에 전시된다. 수송함으로 45년 건조된 경남함은 세계에 단 1척 뿐인 1800t급 미국산 고속전투수송함(APD). 59년 도입 당시 국내 최첨단 함정으로 이승만(李承晩) 윤보선(尹普善) 박정희(朴正熙)전 대통령 등 귀빈을 모셨고 6·25전쟁 때 미국으로 피란시킨 국보 40여 상자를 60년 무사히 싣고 오기도 했다.
해군은 98년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 등 3800t급 한국형구축함(KDX1) 3척을 건조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고 2003년에는 4500t급 구축함(KDX2)을 선보이며 2008년 ‘꿈의 구축함’으로 통하는 이지스급(7000t급) 차세대구축함(KDX3)을 건조할 계획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