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위조지폐 미제 식별기는 '통과' 국산에 '덜미'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8시 49분


미국제 위조지폐식별기도 가려내지 못한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해외에 수출된 국산 위폐식별기가 정확히 가려내 화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모건설회사 부사장 여모씨(48)는 말레이시아의 한 환전소에서 한국에서 갖고 나간 달러를 현지 화폐로 바꾸려고 했다. 말레이시아 환전소에서는 여씨의 달러 중 1장이 위폐임을 즉각 가려냈다. 말레이시아 환전소가 사용한 이 위폐식별기는 국내 벤처회사가 만들어 수출한 국산품. 여씨는 귀국한 직후 4일 이 위폐를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한국외환은행에 정확한 감정 확인을 의뢰해 위폐임을 밝혀냈다.

여씨는 11월 초경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은행 지점에서 미화 800달러를 환전하면서 이 위폐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취재결과 은행측이 위폐 식별을 위해 사용한 것은 일종의 ‘감식 펜’으로 위폐에서만 글씨가 나타나도록 고안된 미제 특수펜으로 밝혀졌다. 미제 위폐식별기는 위폐를 진짜로 인식한 것이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국내 은행이 국산을 무시하고 미제를 선호하다 망신당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완배·최호원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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